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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4월 16일, 코엑스에서 열린 2026 Oracle AI Experience에 다녀왔습니다. 평소 개발자나 IT 기획자들 사이에서 “오라클은 그냥 딱딱한 옛날 DBMS 회사 아니야?”라는 말을 종종 듣곤 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낀 분위기는 180도 달랐습니다. 오라클은 이제 단순한 데이터 저장소를 넘어 “데이터를 가장 잘 다루기 때문에, AI를 가장 잘할 수밖에 없는 기업”이라는 점을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더군요.
총 7개의 묵직한 세션을 들으며 머릿속을 스쳤던 엔터프라이즈 AI의 미래와 핵심 기술들을, 제가 직접 보고 들은 경험을 담아 알기 쉽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요즘 챗GPT나 클로드 같은 생성형 AI(Gen AI) 안 쓰시는 분 없으실 겁니다. 하지만 회사 업무에 막상 쓰려고 하면 묘한 한계가 느껴집니다. “이 데이터 분석해서 보고서 좀 써줘”라고 하면 글은 잘 쓰는데, 정작 그 보고서를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보내거나 시스템에 등록하는 건 결국 사람 손을 타야 하니까요.
이번 행사에서 가장 많이 들은 단어는 단연 Agentic AI(에이전틱 AI)였습니다. AI의 진화 과정을 한눈에 보니 우리가 어디쯤 와있는지 명확해지더군요.
현장에서 강조된 오라클의 무기는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자기들의 ERP, SCM(공급망 관리), HCM(인사 관리) 같은 전사적 시스템 내에 600개가 넘는 내장형 AI 에이전트를 심어두었더군요. 따로 복잡하게 코딩해서 개발할 필요 없이, 오라클 솔루션을 쓰면 내일부터 당장 ‘일 잘하는 AI 비서’를 부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AI가 좋은 건 알겠는데, 그거 도입하면 본전은 뽑나요?” 경영진들이 가장 가려워하는 부분입니다. 이번 세션 중 ‘AI Economics(AI 경제학)’ 코너에서는 가상의 금융사인 Seer Equities의 실제 시뮬레이션 데이터가 공개되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발표자가 보여준 표를 보니 눈이 번쩍 뜨이더군요. 대출 심사 프로세스에 에이전틱 AI를 도입했을 때의 비포 & 애프터였습니다.
| 구분 | 도입 전 (전형적인 금융사) | 업계 평균 | AI 도입 후 (오라클 적용) | 기대 효과 |
| 평균 처리 주기 | 48일 | 40일 | 38일 | 약 410만 달러 이익 증대 |
| 대출 건당 비용 | $10,000 | $8,500 | $8,000 | 약 1,650만 달러 매출 기여 |
| 사기 탐지율 | 70% | 85% | 92% | 약 900만 달러 리스크 방어 |
결과적으로 이 금융사는 AI 도입 하나로 연간 2,900만 달러(한화 약 380억 원) 이상의 경제적 이익을 챙겼다고 합니다.
여기서 얻은 팁은, 모든 업무에 AI를 갖다 붙이면 100% 망한다는 겁니다. 오라클이 제안하는 ‘AI로 돈 벌 수 있는 프로세스’의 조건은 명확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들었던 Hasan Rizvi 부사장의 세션입니다. 핵심은 간단했습니다. “데이터를 AI로 옮기지 말고, AI를 데이터가 있는 곳으로 가져와라.”
대부분의 기업들이 AI를 도입할 때 큰 실수를 합니다. 몽고DB에 있는 JSON 데이터, 파일 서버에 있는 PDF 문서, 기존 오라클에 있는 결제 데이터를 다 긁어모아 어딘가로 복사하고, 그걸 다시 AI 학습용 ‘벡터(Vector)’ 데이터로 바꾸느라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씁니다. 오라클은 이번에 출시된 26ai를 통해 이 노가다(?), 즉 데이터 사일로(Silo)를 완전히 끝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오후에는 주택담보대출 심사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실제 체감형 데모가 진행되었습니다. PPT 슬라이드만 보는 것보다 훨씬 와닿더군요.
손님이 대출을 신청하면 소득증빙서류, 매매계약서, 감정평가서 등 수많은 PDF와 이미지 파일이 쌓입니다. 시스템은 이 비정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벡터화하여 오라클 DB에 꽂아 넣습니다. 심사역이 “이 신청자, 이번에 바뀐 LTV(담보인정비율) 규정에 문제없나?”라고 화면에 챗봇 치듯 물어보면, AI가 수백 페이지짜리 문서에서 해당 조항만 콕 집어내어 완벽한 근거 요약본(RAG)을 만들어 줍니다.
개발자가 아니면 SQL 문을 짤 줄 모릅니다. 하지만 26ai에 탑재된 Select AI 덕분에 대출 담당자가 그냥 자연어로 “박 씨 성을 가진 고객 중에서 지난달 연체 기록 있는 사람 리스트 뽑아줘”라고 말하면, 시스템이 알아서 내부적으로 복잡한 SQL 문을 생성(NL2SQL)해 결과를 띄워줍니다.
특히 요즘 핫한 MCP(앤트로픽이 발표한 오픈소스 프로토콜)를 내장하여, 오라클 DB 안에 있는 기능을 태그 하나로 외부 AI 도구(Cursor나 Dify 등)에 쉽게 연결할 수 있는 유연함이 돋보였습니다.
앞서 말한 1, 2번의 과정을 거쳐 심사가 끝나면, 마지막 단계인 Action Tool이 발동합니다. AI가 “심사 승인 완료되었으니 고객님께 확약 이메일을 발송하고, 대출 실행 부서 시스템에 데이터를 전송하겠습니다”라며 알아서 외부 API를 호출하고 업무를 매듭짓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업무 자동화(Hyper-automation)’를 눈앞에서 본 기분이었습니다.
아무리 AI가 똑똑해도 회사의 민감한 재무 데이터나 고객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나 다 보여줄 수는 없습니다. “우리 회사 이번 달 마진율 얼마야?”라는 질문을 말단 사원이 했을 때와 CFO가 했을 때, AI가 똑같이 답변하면 대형 사고죠.
오라클은 이를 애플리케이션 단이 아닌, 데이터베이스 자체 엔진 레벨에서 통제하는 VPD(Virtual Private Database, 가상 프라이빗 데이터베이스) 기술로 깔끔하게 해결했습니다.
💡 현장 데모에서 무릎을 탁 쳤던 순간
“현재 우리 고객들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현황과 대출 가능 여부를 알려줘.”라는 동일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 팀장 계정으로 로그인했을 때: 전체 관리 대상 고객 8명의 평균 DSR과 거시적인 통계 리포트를 출력합니다.
- 평사원(박 대리) 계정으로 로그인했을 때: 오직 박 대리 본인에게 할당된 담당 고객 3명에 대한 데이터만 필터링되어 답변이 나옵니다.
개발자가 AI 프롬프트에 “너는 권한이 낮으니까 이 데이터는 보지 마”라고 복잡하게 예외 코딩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DB 자체에 걸려 있는 보안 정책을 AI 에이전트가 그대로 이어받기 때문에 우회가 불가능합니다. 보안에 깐깐한 금융권이나 공공기관이 왜 결국 오라클을 쳐다볼 수밖에 없는지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었습니다.
이번 2026 Oracle AI Experience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껍데기뿐인 거대 언어 모델(LLM)의 자랑질(?) 속에서, 진짜 알맹이인 기업 데이터를 어떻게 통제하고 굴려야 하는지 보여준 이정표”였습니다.
클로드, 제미나이, 라마 등 최신 모델들은 하루가 멀다고 쏟아집니다. 하지만 기업에 진짜 필요한 건 그 모델들을 돌릴 ‘연료’, 즉 안전하고 잘 통합된 데이터입니다. 파편화된 데이터 혼돈(Data Chaos)을 정리하지 못한 기업은 앞으로 AI 시대에 비싼 비용만 치르고 도태될 확률이 높습니다.
내가 가진 데이터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안전한 보안 속에서 스스로 일하는 에이전트를 현업에 즉시 투입하고 싶다면, 오라클이 제시한 차세대 데이터 파운데이션(Foundation) 전략을 진지하게 검토해 볼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Oracle Exadata Cloud@Customer(ExaCC) 완벽 가이드]
https://www.oracle.com/artificial-intelligence/ai-experience